한때 수많은 걸작을 만들어낸 '성의 전설'이라 불리던 소설가가 있었다. 그는 정복한 여성들을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했으며, 그의 글에는 음산하고 거의 악마와 같은 강렬함이 깃들어 있었다.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결코 허구의 인물이 아니었으며, 남성의 욕망을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여성의 역할을 묻는 깊이 있는 서사가 있긴 했지만, 동시에 냉혹함도 함께했다. 결국 그의 이야기 속 여성은 필연적으로 남성의 오락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것이 바로 이야기 끝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운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