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다섯 달 전부터 쿠루키 레이와 사귀고 있다. 우리 학교는 학업과 방과 후 활동 모두에서 높은 성과를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공부와 동아리 활동에 치이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집에 함께 걸어가는 시간이 우리 둘만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드디어 제대로 된 데이트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며, 평소 통학길에 해변과 수족관, 놀이공원까지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손을 잡고, 키스를 나누며, 처음으로 성관계까지 하게 되었다. 설레고 떨리던 마음으로 여름의 시작을 기다렸지만, 레이가 1학기 성적이 부진해 매일 보충 수업을 듣게 되면서 모든 계획은 무너지고 말았다. 기대했던 데이트는 사라졌고, 나는 점점 커지는 불안과 외로움에 갇히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