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 잔을 마시고 일어나 집에 가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아내였다. 그 전화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밝아졌다. 오늘은 바로 집에 가기로 결심했다. 어쨌든 그날 이후로 벌써 십 년이 넘었다. 그때 나는 졸업식조차 가지 못한 채 앞도 뒤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즐거움, 사랑의 기쁨, 여자와의 친밀함—그 모든 것이 마치 낯선 세계 같았다. 그러나 그날, 한 여자와의 우연한 만남이 내 인생을 바꿔놓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 운 좋은 변태 같은 순간 이후로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