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고백을 받아본 적 있다. 고백을 해본 사람, 혹은 고백을 받아본 사람은 누구나 그 격렬한 감정을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학교라는 제한된 세계 속에서, 제자인 아사노가 나에게 고백했을 때, 선생과 학생 사이의 경계는 산산이 부서졌다. 그녀는 무려 15번이나 나에게 고백했다. 내가 아무리 거절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감정이 점점 더 강해져만 갔다. 처음엔 ‘혹시 학교를 그만두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그녀는 의지가 강하고 끈기 있으며 아름다웠고, 매번 고백할 때마다 나는 흔들리는 내 마음을 애써 숨기기 급급했다. 졸업식 날, 그녀가 커다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봄에 도쿄로 대학 갈 거예요… 선생님을 더는 못 볼 거예요”라고 말했을 때, 나는 완전히 그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상할 정도로 성숙하고 씁쓸한 그 표정에 나는 심장 깊이 흔들렸다. 단 한 번만… 게다가 이제 졸업을 하니… 비록 아직 공식적으로는 내 학생이지만, 3년간의 저항 끝에 나는 마침내 그녀의 감정에 굴복해 경계를 넘고 말았다. 위험을 머금은 그녀의 달콤한 진액의 맛은 압도적으로 달콤하고 황홀했다. 마치 미약처럼, 한 번 맛보면 돌아갈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결국 아사노가 웃는 얼굴을 보았을 때, 모든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