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짱의 집에 처음 방문했을 때, 거실에 걸린 거대한 사이비 종교 교주의 초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카나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광신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놀랍긴 했지만, 나의 카나에 대한 감정은 변함없었다. 우리는 서서히 가까워졌고, 서로를 향한 애정도 깊어져만 갔다. 그때 카나의 오빠가 집에 돌아와 "지금부터 '반지 의식'이라는 중요한 의식을 치르게 되니, 너는 오늘 밤 여기서 떠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들의 신념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 나는 머물며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반지 의식'이라는 말은 내 마음 한편에 모호한 불안과 불쾌감을 남겼다. 그 의식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그 진의를 깨닫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