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만남을 이어오며 수많은 데이트를 했지만, 우리는 단 한 번도 서로의 몸을 만져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던 도중 갑작스러운 폭우에 휩싸여 온몸이 흠뻑 젖고 말았다. 비를 맞으며 걷던 중 그녀가 말했다. "좀 춥네요… 오늘 밤 집에 가지 말고 당신 집에서 자도 될까요?" 그 한마디가 계기가 되어 우리는 처음으로 그녀의 아파트에서 함께 밤을 보내게 되었다. 젖은 옷이 몸에 달라붙어 피부의 실루엣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녀의 모습에, 오랫동안 억누르던 욕망이 넘쳐날 것처럼 밀려왔다. 그 긴장과 흥분의 감정이 우리 관계를 한 걸음 더 깊은 단계로 이끌어주는 전환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