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가까이 지내온 친구였기에, 나는 그녀를 늘 일상 속 소중한 동반자 이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작스러운 폭우 속에서 우리는 둘 다 온몸이 흠뻑 젖고 말았다. 머리카락이 피부에 달라붙고, 치마가 허벅지 위로 밀려 올라가며 그녀의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 내 마음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사이에 자연스럽게 펼쳐진 그 순간이, 내가 그녀를 진정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첫걸음이 되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리의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