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시의 병원에서, 뛰어난 의사인 주리가 성실히 자신의 일과를 수행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공부에 전념하며 살아온 그녀는 이성과의 관계를 피해왔고, 남성 중심적인 환경 속에서도 당당히 버티며 젊은 나이에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러워할 만한 삶처럼 보이지만, 주리의 내면에는 깊은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 의미를 의문시하며 삶의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내적 고통 속에서 그녀는 점차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자유를 빼앗기고, 마치 장난감처럼 다뤄지는 자신을 상상하며, 침묵 속에서 참고 견디는 남성의 몸을 열정적으로 원하게 되고, 억제되지 않은 본능적인 욕망에 빠져든다. 현실과 환상이 얽히는 폐쇄된 세계 속에서, 숨겨진 감정과 욕망이 조용히 흐른다. 이는 주리의 드러내지 못한 갈망이 빚어낸 침묵의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