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시오리를 만난 건 딱히 첫눈에 반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끌림이란 말이 맞을 것이다. 우리는 첫 만남부터 금세 가까워졌지만, 사정상 바로 함께할 수는 없었고, 나는 재회를 기다리며 그녀를 그리워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놓친 기회일수록 마음속에서 이상화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데이트 날짜를 정한 뒤에도 나는 약간의 불안을 느꼈다. 그러나 시오리가 도착하는 순간, 그런 걱정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녀는 가슴이 터질 듯 조이는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고, 진심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 옷차림으로 온 건지 궁금할 정도였다. 마치 마시멜로처럼 풍만한 가슴과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하얀 피부는 내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했다. 민감하고 반응이 빠른 그녀의 몸에 완전히 흥분해버리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너무 격해진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