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당시 첫인상은 결코 좋지 않았다. 친근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을 중얼거리기만 했으며, 자신이 여기에 있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못했다. 그러나 비협조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조심스럽게 이어가다 보니 서서히 그 이유가 드러났다.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난 후 친구의 권유로 호스트클럽에 가게 되었고, 처음엔 여유롭고 자신 있게 즐겼지만 어느새 지출이 수입을 훌쩍 넘어서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모아온 저축은 순식간에 바닥났다. 처음엔 잘생긴 연상 남성들의 전화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위압적인 남자들의 전화로 바뀌었다. 호스트든 채권회수업자든 모두 다 사업일 뿐이다. 그녀의 사정 따윈 관심도 없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제품으로서도 부적합한 비협조적인 여자와 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결국 포기하고 인터뷰를 끝내려는 순간, 그녀의 태도가 갑자기 돌변했다.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발요! 돈이 정말 필요해요…!" 하며 울먹이기까지 했다. 어쨌든 우리는 철석같은 인간은 아니다. 이토록 간절히 AV에 출연해달라고 애원하는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한 가지 절대적인 조건을 걸었다. 촬영 중 반드시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조건에 동의했고, 자발적으로 참여 허락을 내주었다. 솔직히 말해 현실을 아직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이런 여자들은 우리에겐 낯선 존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