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과 해파리가 좋아서 가끔 혼자 수족관에 간다. 어느 날, 약간 외로운 표정으로 수족관을 걷는 그녀를 발견했다. 수줍게 물고물을 바라보며 혼자 사진을 찍고 있었고, 나는 그녀를 지나칠 수 없었다. 요즘 혼자 노래방이나 영화를 보는 건 흔하지만, 여자가 혼자 수족관에 오는 건 처음 봤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였지만, 기회를 잡아 그녀에게 다가갔다. 처음엔 경계하는 눈치였지만 말은 들어주었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당일부터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했고, 만남을 갖게 되었다. 처음엔 눈조차 제대로 못 마주쳤지만 다섯 번째 만남에선 비로소 내 눈을 보더니, 열 번째 만남에선 내 손을 잡았다.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나는 더 그랬다. 분위기가 무르익어도 긴장해서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났다. 그 때문인지, 서서히 우리 사이의 소통은 줄어들었다. 어느 날 시내를 걷다 보니 그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었다. 팔짱을 끼고 웃으며 걸어가더니, 아직 낮인데도 가부키쵸의 호텔가로 사라졌다. 지금쯤은 호텔 방 안에서 음탕한 신음소리를 내며 뒹굴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다시 일터로 향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