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에 반짝이는 땀방울과 상큼한 미소. 중학교 시절, 보충 수업을 마치고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을 때면 복도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수다를 떠는 그 소녀의 모습이 늘 내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학교의 아이돌 같은 존재라기보다는, 활발하고 긍정적이며 누구에게나 다정한 소녀였다. 내게도 가끔 인사를 건네거나 대화에 끼워주어, 정말로 날 환영해주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게 과연 사랑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졸업 후 오랜만에 동창회 소식을 들었을 때, 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그녀의 얼굴이었다. 지금은 뭐 하고 있을까. 설마 결혼이나 했을까. 복잡한 마음을 안고 동창회에 참석했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넘어 다시 마주한 그녀의 미소는 내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다. 진심으로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그런데 그날 밤, 한 취객이 비속한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야, 세나는 요즘 호스트바에서 일한다고 하던데?" 뭐라고? 정말로 호스트바에서 일해? 설마 성업계에 종사하는 건 아닐까? 만일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녀에게는 분명 힘든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런 걸 가지고 농담 삼아 비하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 예전의 나 같으면 절대 하지 못할 일이었지만, 술기운에 용기를 내 나는 소리쳤다. "세나쨩이 너 같은 바보한테 손대게나 하겠어!" 방 안이 일순 긴장으로 가득 찼지만, 난 신경도 쓰지 않고 계속 그를 몰아세웠다. 이후 그녀에게 다가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 "힘든 일이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와주고 싶어. 직장에서도 힘내고 있어!" 그녀는 나를 향해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는 영원히 내 기억 속에 새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