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키사카 에무는 늘 세련되고 프릴이 달린 옷을 선호했으며, 평소 생활에서도 그런 스타일로 자주 차려입었다. 아키하바라나 하라주쿠 같은 패션 지구를 거닐며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발견하는 짜릿함을 즐겼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가 거의 없어 수업을 자주 빼먹었고, 평일에도 쇼핑거리를 배회하며 창밖 구경을 즐기기 위해 외출하는 일이 잦았다. 정규 아르바이트도 없어 생활비를 벌 방법이 마땅치 않자, 거리를 배회하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 되어갔다. 어느 날 아키하바라에서 어두운 선글라스를 낀 수상한 남자가 다가와 "야, 너 귀엽다! 근처에서 사진 촬영 하는데 모델 해볼래?"라고 말했다. 그의 말투는 외모만큼이나 의심스러웠지만, 지루하던 터라 한번 들어보기로 했다. 촬영장에서 그녀는 코스프레와 수영복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했고, 시간당 3,000엔을 받는 조건을 제안받았다. 고객 응대도 필요 없고 수익도 괜찮아 쉬운 아르바이트처럼 느껴졌다. 그 이후로 에무는 정기적으로 사진 촬영 모델 일을 시작했다. 고등학생 치고는 꽤 많은 돈을 벌게 되었고, 좋아하는 옷을 사는 데 부담이 줄었다. 다른 모델들과도 가까워지며 새로운 생활에 즐거움을 느꼈다. 졸업 후에도 프리랜서로 활동을 이어가며 생계를 사진 촬영에 의존했다. 어느 날 하라주쿠에서 휴일을 보내던 중 다시 한번 접근을 받았지만, 이번엔 촬영을 거부할 마음 따윈 더 이상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