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머리카락의 소녀는 마치 꿈속에서 나온 듯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존재감은 매우 현실적이며 신비로운 매력을 풍겼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길게 흘러내리는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이 만들어내는 묘한 분위기였다. 앞머리는 눈을 예쁘게 감싸 안았고, 윤기 나는 머릿결은 보는 이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나는 그녀를 처음 도시의 작은 카페 앞에서 만났다. 그녀는 플라스틱 음식 모형을 바라보며 가끔씩 가격표를 수상한 듯이 훔쳐보고 있었다. 나는 그 긴 검은 머리카락에 단번에 반해 다가갔다. 보통 긴 검은 머리는 순수하고 단정한 인상을 주지만, 얼굴에 어울리지 않으면 오히려 평범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키는 완전히 달랐다. 뚜렷하고 날카로운 이목구비와 긴 검은 머리카락의 조합은 단순히 순수하거나 단정한 것을 넘어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고, 압도적인 미모였다. 우리는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지만, 나는 그녀를 계속해서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병원 사무실에서 낮은 임금을 받는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촬영을 제안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특히 세련된 그 카페에서 내가 그녀의 식사비 전액을 사비로 지불해준 터라 더욱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