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사년간의 학창 시절을 마치고, 성인이 되어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날—졸업식. 기쁨이 가득한 하루지만, 마음 한편에는 조용한 외로움이 스며든다. 단아한 진한 보라색 하카마를 입은 너는 유난히 성숙하고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눈부시기까지 하다. 이 순간의 너를 영원히 마음 깊이 새기고 싶다. 행사가 끝나고 너는 하카마 차림 그대로 집으로 돌아오고, 나는 그대로 너를 끌어안는다. 밖은 아직 쌀쌀하지만, 행사 내내 더위에 땀이 난 듯하다. "아직 샤워도 안 했는데… 안 돼… 창피해…" 라며 속삭이는 너의 말은 무시한 채, 나는 거침없이 다가간다. 네가 내쉬는 숨결마다, 육감적인 입술은 부드러운 신음으로 벌어진다. 성인이 되고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이 순간, 이 지나가는 듯한 시간 속에서 난 너를 더욱 세게, 더욱 거세게 안고 싶다. 이 순간을 너에게 영원히 머물게 해줄 수 있다면, 나는 마음속 깊이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