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끝무렵, 붉은 잠자리는 힘을 잃고 생명 없이 포장도로 위에 떨어진다. 검은 스타킹을 신은 우아한 소녀들이 지나가며 발끝과 뒤꿈치로 쓰러진 잠자리를 찔러본다. 마침내 여린 몸은 흰 양말과 뾰족한 발끝의 전신중량 아래 으스러진다. 한 소녀의 발이 단단히 밟아내리며 로퍼의 끝부분이 '찍' 소리를 내며 잠자리를 으깬다. 도로 위를 지나는 여학생들의 흰 양말, 검은 팬티스타킹, 반짝이는 로퍼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 작은 생물을 짓밟는다. 하늘을 날던 붉은 잠자리의 마지막 순간은 한 여학생의 성스러운 로퍼 밑창 아래에서 막을 내린다. 이 장면은 정면, 극도의 클로즈업 등 다양한 각도에서 꼼꼼하게 촬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