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영화관 안, 희미한 조명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영화가 시작된다. 관객들 사이에 지금까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한 여성이 있다. 화면을 응시하는 그녀의 옆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인다. 다리를 살며시 오므렸다 폈다 반복하는 섬세한 움직임은 마치 은은한 퍼포먼스 같다. 영화보다 더 강한 매력을 풍기는 그녀의 존재에 모든 시선이 끌린다. 어스름한 공간 속에서 가끔 스치는 눈빛이 만나고, 서로를 알아차리는 기색이 점점 짙어지며 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진다. 주변의 다른 관객들을 훑어보지만, 더 이상 그들 사이에는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