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거지? 고통과 굴욕 속에서 흔들리는 의식을 붙잡으며 나는 필사적으로 그 이유를 헤아리려 했다. 계속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내 정신이 완전히 무너질 것만 같았다.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는 와중에도, 내 안의 일부가 실제로 쾌락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게 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혐오스러웠다. 나는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미워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열었던 이 몸이, 이제는 완전한 낯선 사람들 앞에서 강제로 벌려지고 있었다. 나는 수치심에 입술을 꽉 깨물었고, 피 맛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입가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한 남자가 눈치챈 모양이었다. 그는 얼굴을 내게 가까이 들이댔다. 끈적한 그의 혀가 역겨웠고, 나는 고개를 돌려 피하려 했다. 그러나 바로 머리가 붙잡혀 제자리로 강제로 고정되었고, 그 역겨운 혀가 내 입안으로 밀려들었다. 날카로운 이를 세워 그 혀를 깨물어 끊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해서는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될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