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미는 어두 칸막이된 방에서 눈을 떴다. 하지만 분명히 몇 순간 전만 해도 교실에 있었는데 말이다. 음산한 이 공간은 낮과 밤의 구분도 없었고, 수많은 강렬해 보이는 성인용품들과 그녀를 정면으로 겨누고 있는 단 하나의 비디오 카메라만이 가득했다. 기계가 그녀의 어깨를 요란하게 주무르고 있었지만, 그 소리는 순전히 기계적인 것 같지 않았다. 마치 인간의 손이 어딘가에 개입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 마스크를 쓴 인물이 나타났다. 이건 단순한 환각이 아니었다. 현실 자체가 완전히 비합리적이고 부당하게 느껴지는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