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한여름 못지않게 무더운 날씨가 예보되었다. 평소처럼 역 주변을 배회하고 있던 나는 갑자기 '그녀'를 발견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온몸을 검은색으로 감싸고 있었다—긴 소매 후드티와 타이츠 차림이었다. 평범한 안경과 낮게 꼬아 묶은 포니테일은 경쾌함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고, 구부정한 자세로 걷는 모습은 어색하고 뻣뻣해 보였다. 내가 평소에 헌팅하는 여자들과는 완전히 정반대였고, 마치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