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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수트를 입은 인어의 교미 • 관찰 일지 2
한여름의 열대야가 계속되는 습한 밤, 한 남자는 외진 해변 여관에 머물고 있었다. 원래 작가가 되고자 했지만, 그 꿈을 좇다가 정신분열증을 앓게 되어 회복을 위해 이곳에 왔다. 정신이 맑은지, 꿈속에 빠진 것인지도 모를 상태에서 그는 매일 해변을 배회했다. 자신은 은둔 작가라고 착각하며, 방 안에는 그가 직접 쓴 듯한 수많은 원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대부분은 괴이하고 정신 나간 듯한 내용이었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비교적 일관된 문장들이 있었고, 거기엔 공포스러울 정도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는 묘사들이 담겨 있었다.
"해변에서 살아있는 물고기 같은 인간을 발견했다. 전설 속 '인어'와 닮았고, 나는 강한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여관 주인이나 하녀들이 이 존재를 알게 된다면 반드시 나를 꾸짖을 것이다. 몰래 데려와야 한다."
이 기록을 통해 그가 인어를 발견하고 그 존재를 숨기려 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여관 직원들에게 들킬까 두려워한 그는 한 여성 다이버를 납치해 밧줄 같은 구속 도구로 꽁꽁 묶어두고, '번식 관찰'을 위한 실험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다. 먹이를 주고 자극을 가하며, 여관의 하인처럼 보이는 남자와 포옹하게 만들고, 온갖 실험적 행위를 반복한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마치 과학적 연구 기록처럼 냉정한 어조로 원고지에 기록되어 간다.
이 '관찰 일지' 속에서 그가 관찰한 존재의 진짜 정체가 밝혀질 것인가, 아니면 그의 병적인 망상이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인가. 독자는 묻게 된다. 과연 그는 진짜 인어를 관찰하고 있었던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환각을 기록하고 있었던 것인가. 해답은 독자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