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해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상사들이 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을 깔보는 걸 보면 분노가 치민다. 특히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그런데 자신도 해내지 못하는 일에 대해 자신의 노력을 무자비하게 평가절하하고, 무력감에 사로잡히게 되면 분노는 차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 화가 난다. '어차피 해고당할 거야, 어쩌면 이만한 게 낫겠어'라고 생각할 정도로 화가 난다. 이 상황을 더 이상 견디기보다는 차라리 해고되는 편이 낫다고 느낄 만큼 분노가 치밀어, 복수를 꿈꾸게 된다.
본래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 주어지는 음식이나 물에 독이 들었는지, 손을 댔는지 늘 걱정된다. 생각할수록 아무것도 받고 싶지 않아진다. 하지만 거절하면 더 가혹한 대우와 불가능한 요구가 기다리고 있다. 어느 쪽을 택해도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이성적으로는 순순히 따르는 게 낫다는 걸 알지만, 몸은 두려움에 얼어붙어 움직일 수 없다.
절정을 강제로 느낀 후, 모든 자존심과 존엄은 무너졌다. 눈가리개를 쓴 채 한 남자의 발기된 음경이 내 얼굴에 밀려들었다. 그 순간, 내가 얼마나 무력하고 약한 존재인지 절실히 깨달았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 아니면… 어쩌면 나는 이런 상황을 점점 즐기기 시작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