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내 기념일은 언제나 비가 내렸지… 딸의 입학식과 졸업식, 첫 데이트, 남편과 처음 함께한 날, 그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여 결혼을 결심한 날, 결혼식 당일, 아들이 태어난 날… 언제나 비가 왔어. 그리고 21년 전 남편과 헤어지기로 결심한 이후로 비는 내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지. 아들은 이미 독립해 집을 떠나 홀로 살아가고 있고, 나는 더 이상 영원한 사랑이나 평생의 짝을 믿을 여유조차 없어. 남편에게 얽매였던 그 시절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꿈은 수없이 반복되어 왔고, 비가 올 때마다 그날의 기억이 밀려들어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