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깊은 침묵에 휩싸인 방. 그곳은 그녀가 '아내'라는 타이틀을 벗어버리는 성역이다. 그녀는 내 품에 쓰러졌다. 왜 이렇게 굶주린 듯한 욕망을 품고 있는 걸까? 그 답은 내 손끝이 그녀의 부드러운 곡선에 닿는 순간 전해져 오는 떨리고 터질 듯한 감각이 알려주었다. 서로 겹치는 숨결이 순식간에 방 안의 공기를 뜨겁게 달궜다. 시트 속으로 스며드는 그녀의 피부는 금단의 열매처럼 짙은 향기를 풍기며 내 이성을 산산조각냈다. 일상에서는 절대 보여주지 않는 그녀의 눈빛이 남자를 탐욕스럽게 갈망한다. 윤리, 가족, 미래—모든 것이 이 절정의 순간 앞에서는 무의미한 먼지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저 손을 맞잡고 끝없는 쾌락의 심연 속으로 함께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