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늘 "목욕 시간이 내 유일한 즐거움이야"라고 말했고, 그래서 긴 시간 동안 목욕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곤 했다. 그녀가 혼잣말처럼 흥얼거리는 소리는 마치 행복의 증거처럼 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직장을 그만두고 취직을 준비 중이던 남동생이 우리 집에 머물게 되었다. 잠시 동안 함께 살기로 합의한 것이었다. 처음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지만, 금세 아내의 목욕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을 눈치챘다. 아마도 남동생이 집에 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욕실이라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며 가끔씩 시간을 절제하라고 말해주곤 했다. 그러나 어느 날, 나는 아내와 남동생이 욕실 안에서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아내가 남동생과 그렇게 친밀하고 노출된 상태로 관계를 맺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마치 꿈속 같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차분한 척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