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여름 오후, 갑작스럽게 울리는 화재 경보기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당황한 채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문 쪽으로 뛰어갔지만, 복도는 이미 진한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기침을 하며 돌아선 순간, 이웃에 사는 유키코가 방에서 뛰쳐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거의 벗은 상태로, 몸이 훤히 비치는 속옷만 걸친 채로 뛰쳐나온 것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초현실적이거나 꿈속의 장면 같았다. 결국 화재는 금세 진압되었고 실제 위험은 없었다. 그러나 그 사건은 내게 오랫동안 남는 인상을 남겼다. 지금도 잊을 수 없을 만큼 말이다. 유키코의 모습은 내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지금까지도 내 생각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