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가 미진한 부하 직원 진보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나는, 외근 중 갑작스러운 폭우에 흠뻑 젖어 버렸다. 비에 젖은 채로 다음 약속을 앞두고 옷을 말릴 방법에 걱정이 컸는데, 날씨 예보를 알고도 우산을 챙기지 않은 진보의 무신경함이 더욱 짜증 나게 만들었다. 다행히 진보가 근처 비즈니스 호텔에서 옷을 말리자고 제안했고, 일단 안도했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서자 싸구려 방향제 냄새와 은은한 조명이 감도는 분위기에 그곳이 러브호텔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긴장과 동시에 이상한 설렘이 밀려왔고, 그 긴밀한 공간 안에서 나와 그 사이의 관계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