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업은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어김없이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는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말로 그 전화가 애인으로부터 온 것일까? 남편은 이미 오래전부터 내 존재를 무시해왔다. 그러나 그녀—오직 그녀만이 나를 귀엽다고 말해준다. 만취한 밤, 그녀의 품 안에서 우리 둘—모두에게 배신당한 자들—은 서로의 마음 속 허전함을 채워간다. 나는 계속해서 단 한 번만이라고 스스로를 다그쳤지만, 어느새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