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카는 26세이다. 남편은 대학병원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며 정규 근무는 물론 야간 당직과 수시로 들어오는 응급 콜까지 소화해야 하는 등 지나치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다른 세상의 삶과도 같은 스케줄 속에서 아스카는 대부분의 시간을 간호사 동료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드물게 주어지는 휴일조차도 육아 책임감에 시달리며 쉴 틈 없이 지나가고, 자신만의 삶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족을 위한 희생 속에서 스트레스는 이미 한계 직전까지 치달은 상태다. 마침내 기존에 대기자 명단에 있던 아들의 보육원 자리가 확보되자, 아스카는 오랜만에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하기로 결심하고 대학 시절 친구를 만나 술자리를 갖기로 한다. 오랫동안 미뤄왔던 자유로운 밤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