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늘 다니던 익숙한 길을 걸었다. 매일 지나는 그 길에서 바람이 살며시 그녀의 볼을 스쳤고, 145cm가 되지 않는 작은 체구가 마치 바람 속의 꽃처럼 살랑거렸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을 가진 어린아이 같은 얼굴은 순수한 매력을 풍겼다. 그러나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근처 어딘가에서 한 남자의 시선이 그녀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전봇대 뒤에서 노려보는 그의 눈빛은 사악하고 거의 야수처럼 빛났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거리, 철도 옆 산책로는 언제나처럼 잔잔했지만, 그 평온함 아래선 불안감이 스며들고 있었다. 커다란 손이 갑자기 그녀의 시야를 가렸고,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하는 순간, 소녀는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