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텅 빈 방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오직 공간만이 존재했다. 그 안에 어울리지 않는 존재가 서 있었다—손이 묶인 교복 차림의 여고생이 차가운 벽에 기대어 생기 없이 기대 있었다. 방의 유일한 출구인 무거운 문이 삐걱이며 열리고, 한 줄기의 그림자가 조용히 안으로 들어왔다. 그림자는 소녀 앞에서 멈춰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손에는 무언가를 꽉 쥐고 있었고, 먹이를 굶주린 듯이 핥으며 천천히 사냥감을 살폈다. 소녀가 눈을 떴을 때, 남아 있는 것은 오직 절망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