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혼자 생활한 지 3년째인 아키나는 점점 더 막막함을 느끼고 있었다. 전문학교를 졸업한 지 10개월이 지났고, 부모님은 더 이상 생활비를 보내주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같은 목소리를 살린 더빙 일자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은 턱없이 부족했다. 일은 불규칙하고 불안정했으며, 여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도 힘들어 항상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요즘 들어선 한계에 다다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키나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줄곧 그녀의 목소리가 귀엽다고 말했기 때문이었고, 또 다른 뚜렷한 진로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그녀는 더빙 일을 즐긴 적이 없었고, 속으로는 절반만 투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가 지역에서 간단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탓하며, 결국 중도에 포기하는 꼴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만두는 게 나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어쩐지 그 선택을 할 수 없었다. 견디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결심은 정작 중요한 순간마다 무너졌다. 오늘의 일은 평소와는 달랐다. 그래도 아키나는 계속 시도해 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자신의 힘에 기대어 나아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