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 이후로 벌써 반년이 넘게 지났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이 평소대로 돌아갔고, 나와 그 사이의 연락도 완전히 끊겼다. 나는 시간이 지나면 그를 용서하고, 가까운 친구로서 맺어졌던 우리 사이의 관계마저 마음속에서 지워버릴 수 있기를 몰래 기대했다. 아내의 감정이 진정되면 언젠가 세 사람이 함께 식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희망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날, 고객의 일정 변경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시간이 생겼고, 평소에는 잘 하지 않던 일이었지만, 마침 집에 들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