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남동생이 없었기에 그를 늘 "나한테는 마치 남동생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나 역시 그를 한 번도 남자로 본 적 없었고, 아내의 여성 친구처럼 여기며 지냈다. 그는 영업 일정 중에 우리 집에 들러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잦았고, 막차를 놓쳤을 때는 하룻밤 묵고 가는 일도 흔했다. 나는 그가 집에 있어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 날, 그 현실이 내 앞에 그대로 드러나며 나는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끝내 나는 그 자리에서 걸어 나왔고, 밤이 깊어진 후 아내를 마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