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찬 마루방 바닥에는 늘상 쓰는 침대가 놓여 있고, 알루미늄 싱크대 위로 물이 뚝뚝 떨어진다. 꼭 닫힌 네댓 평 방 안에서는 ‘탁, 탁’ 치는 소리와 ‘아음, 아음’ 신음 소리가 생생하게 새어 나온다. 시호는 낮 동안 집에 없는 남편을 틈타 늘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정기적으로 만난다. 그녀에게 이 시간은 일상적인 쾌락이자 극한의 환락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날, 그녀는 그가 다른 젊은 남자를 집 안으로 데려오는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무더운 장마철의 뜨겁고 습한 날이었다. 그 순간부터 그녀의 세계는 요동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