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창고 안, 드럼통과 타이어가 어지럽게 널브러진 공간에 음산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소녀의 손목은 천장에서 늘어진 체인에 수갑으로 묶여 있었고, 발목에도 또 다른 체인이 감겨 기둥에 고정되어 있어 완전히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무력하게 서 있는 그녀의 뒤에서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존재였다. 그림자는 천천히 욕망의 촉수를 의식을 잃은 소녀를 향해 뻗어 나갔다. 소녀는 정신을 차렸지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왜 여기에 있는지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수많은 의문이 밀려왔다. "왜 나야…?" 그러나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