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한 남자는 마음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환상을 키워간다. 수줍고 사회성이 부족한 그는 낡은 월세 집에서 토끼 사육사로 외로운 나날을 보내며 삶의 무기력함에 시달린다. 고립으로 인한 좌절, 내면의 갈등, 깊은 외로움, 억눌린 성적 욕망이 그를 에워싼다. 그러던 중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가능한 소망이 자라나기 시작하고, 마침내 자신을 무조건 사랑하는 토끼의 꿈으로 피어난다.
"아… 모모쨩, 오직 나만을 사랑해주는 달콤한 내 토끼야. 만약 너가 인간이었다면 난 진짜 살아가는 기분이 들 텐데. 계속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그는 마음속 깊이 속삭인다.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꿈이었지만, 어느 날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가 미소 지으며 서 있었다. 오직 자신만을 사랑하는 귀여운 토끼, 모모쨩이 버니걸로 변해 나타난 것이다. 그녀의 존재 속에서 그는 치유를 얻고, 비로소 마음의 공허함이 채워진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비어 있다. 경제적 궁핍에 밀려 그는 모모쨩을 팔아치우기로 결심한다. 양심의 가책, 후회, 수치심이 그의 영혼을 떨리게 한다. 그런데 기적처럼 또 다른 토끼가 그 앞에 나타난다. 사라지기 전 모모쨩이 낳은 딸, 모나카가 그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자신을 향해 미소 짓는 사랑스러운 토끼에게 손을 뻗으며 그는 묻는다. 이건 현실일까, 환상일까? 상관없다. 그가 아는 건 단지 그녀를 꼭 안고 싶다는 것뿐이다.
현실과 망상 사이를 오가며 그는 모나카를 키우고 집착 어린 사랑을 쏟아부은다. 이것이 외로운 남자의 몽상이다. 그의 사육과 헌신의 기록. 그의 마음 깊이 묻혀 있던 소망은 여전히 그의 영혼을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