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소녀의 일상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등하교 길, 그녀 방의 창문, 욕실까지—소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녀의 존재에 끌렸다. 이내 그는 그녀의 집에 침입해 방 안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눈빛은 꿈틀거리며 그녀의 체온을 탐했고, 그녀가 스쳐간 모든 곳에 집착했다. 그러나 소녀에게 그는 수상한 침입자일 뿐이었고, 점차 그의 존재 속에서 집은 왜곡되어 갔다. 그녀가 알아챘을 땐 이미 어두운 그림자에 둘러싸여 꼼짝없이 눌려 있었다. 그녀의 몸은 남자의 통제 아래 떨어졌고, 그의 욕망에 천천히 굴복해 갔다. 조용했던 일상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졌고, 그녀는 앞으로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였다.